돈의 맛의 시놉시스를 간략히 요약하면 재벌가의 사위로 들어간 노년의 사랑과 그로 인한 몰락. 그를 보필하던 젊은 청년의 적절한 타락과 씁쓸한 해피 엔딩. 현실은 시궁창임을 깨닫게 해주는 기득권층을 대표하는 이들의 이야기다.
주영작은 영화 전개상 현대 사회에서의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청년으로, 그러한 그도 알고 보면 그다지 존경할만한 구석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이들의 뒤치닥거리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는 것을 보여주며, 윤나미는 이 맛이 가버린 집안에서 어느 정도 현실적인 감각과 이상을 갖고 있지만 정략 결혼의 피해자로 그리고 어렸을 때의 사고가 각인에 남아버린 외곪수적인 면을 가지고 있는 모습을, 윤회장은 돈에 젊은 세월을 저당잡히고 그것을 채워지지 않는 갈증으로 여기며 파락호와 같이 여자에 집착하던 속물로 살다가, 이에 저항하며 비참한 몰락을 맞게 되는 인물로, 백금옥은 여성의 외견을 갖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기득권 남성을 대표할 수 있는 인물로 그려진다.
그리고 이러한 인물 전개는 전작인 '하녀'와 거의 흡사하다.
윤나미야 전작의 주인집 딸이었던 해라가 그대로 컸다고 해도 될 것이고, 실제로 그를 시사하는 대사를 읖을 정도이며, 백금옥은 성별이 바뀌기는 했어도 하녀에서의 주인인 훈과 거의 역할이 흡사하다. 노회장의 비서로 나왔던 이는 하녀에서의 늙은 하녀였던 병식과 유사하고, 주영작 또한 결말은 다르지만 전작의 주인공이었던 은이와 유사한 타락 과정을 거친다. 에바는 거의 은이와 판박이 역이고.
더군다나 전작의 배우와 동일한 배우를 사용함으로써 이러한 유사성을 더하고, 극 중간에 영화를 보는 장면과 주영작이 고문당하던 장면에서 상영되던 영화가 임상수 감독의 '하녀'와 김기영 감독의 '하녀'라는 장면에서 의도적이었다고 보아도 될 것이다. 더군다나 노회장의 비서의 발언 또한 이를 연상시키고.
결국 감독은 하녀와 돈의 맛을 통해서 기득권의 자본에 종식되어있는 한국 사회를 비판한 것이라고 여겨지며, 일부분은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을 생각한다.'에 나타난 것과 거의 동일할 정도로 묘사하여 이러한 감독의 의도를 더욱 절실히 드러낸다.
다만 이 영화에서 그의 메세지는 현실적이니만큼 더욱 씁쓸한데, 주영작은 자본의 화신인 백금옥에게 강간을 당하고 타락하게 되며, 이후 자신있게 덤볐던 주영작이 윤회장의 아들에게 사정없이 쳐맞는 것, 강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던 노회장의 비서도 결국 자본의 하녀에 불과하다는 것과 윤회장을 진심으로 사랑하는 것 같았던 에바도 관에 돈이 들어가자 눈을 번쩍뜨는 환상적인 씬 등에서 이미 우리 사회가 자본에 지배당하고 있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제시되는 것도 이미 기득권 층에 위치한 이의 시혜에 불과하며, 결국 언제든지 뒤집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추정해 볼 때, 어차피 현실은 시궁창에 불과함을 깨닫게 된다.
전반적으로는 이 영화에 만족하지만, 윤나미 역의 김효진과 주영작 역의 김강우의 연기가 조금 거슬렸다는 점이 안타깝다. 그리고 이러한 영화를 보고 현실을 돌아보게 되는 사회도.